Coffee Time
고국은 지금 온통 벚꽃으로 뒤덮인 모양이다.
이화장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종로에서 살았던 나는
집에서 가까운 창경원(현 창경궁)을 매년 찾았고
그때의 벚꽃놀이는 잊을 수 없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덕수궁을 방문했었다.
다음 고국 방문 때에는 창덕궁과 후원인 비원을 관람해 보겠지만
특히 종묘와 사직공원을 둘러보고자 한다.
그다지 발걸음을 옮기는 곳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역사 속에 아주 의미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의 사극을 시청하다 보면
신하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치던 구절이 있는데
“전하, 종묘사직을 생각하소서”이다.
종묘는 선조 대왕들의 위패가 모셔진 곳으로
전란이 일어나면 신주부터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의 사직공원은
삼국 시대로부터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토지의 신 ‘사’와 곡식의 신 ‘직’에
풍년을 기원하는 제단으로
1910년 경술국치 전까지 본래의 명칭은
사직단이었다.
조선 왕조 500년을 상징하는 종묘와 사직.
일찍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종묘와 달리
오랜 시간 소외되었던 사직단은
2000년 10월 19일 중요무형문화재 제111호로 지정되었고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옛 모습 복원 작업이 시작되었다.
참으로 수많은 사연을 담은 우리나라 역사가
벚꽃과 함께 눈앞에 겹쳐진다.
발행인 조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