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지난해 디스타임 5주년을 기념하는 ‘커피타임’
출판 기념회 때 지인이 찍어주었던 사진이
너무 자연스럽고 악해 보이지 않은 것 같아 가족에게
“이 사진을 내 영정사진으로 정하겠다”라고 했더니
모두 동의했다.
예전 같았으면
“상서롭지 못하게”라든지
“불길하게 왜 그런 소리를 하느냐”라고 했을 것이다.
오늘 아침 친구가 보내온 묘비명과 유언에 관한 글 등이
몹시 인상적이어서 몇 가지 간추려 본다.
어느 성직자의 묘지에는
‘오늘은 내 차례, 내일은 네 차례’라 적혀 있었고,
극작가, 평론가, 사회운동가, 철학자로
1925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던
버나드 쇼는 익살스러우면서도
자기의 소신대로 명성을 떨치며
94세까지 장수하였다.
하지만, 그가 남긴 묘비명이 충격적이다.
‘내 우물쭈물하다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
그 또한 마지막 순간에는 후회되는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여성 작가 제인 로터는 남편에게 쓴 유언에
‘당신을 만난 날은 내 생에 가장 운 좋은 날이었다’
라고 해 살아있는 사람을 배려하는 의연함을 보여 주었다.
나는 묘비명을 남긴다면 무엇이라 쓸까?
마지막 유언을 남긴다면 뭐라고 말할까?
조용히 커피를 마신다.
발행인 조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