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한국 달력으로 지난 7일은 입동이었다.
산야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풀들은 말라 가며
비로소 물이 얼기 시작하고 땅도 얼어붙기 시작하여
동면하는 동물들이 땅속에 굴을 파고 숨는
24절기 중 19번째 절기이다.
이맘때면
집안에 연탄 쌓아 놓기와 김장을 하던
어머니 모습이 떠오른다.
마당에는 빨간 함지박이 펼쳐지고
빨간 고무장갑 낀 이웃 아주머니들과 함께 둘러앉아
웃음 섞인 수다 떨면서도 분주히 손을 움직여
배춧속을 채워 가는 모습은
마치 잔칫집 같아 참 좋았다.
다음 날은 옆집에 가셨고…
농가에서는 시루떡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고
입동 무렵 겨울잠을 자려고
도랑에 숨은 살 통통 오른 미꾸라지를 잡아,
동네 어르신들에게
추어탕을 끓여 대접하는 도랑탕 잔치도 벌였다.
이 글을 쓰면서 느끼는 게 내 몸과 마음이 무척 추운가 보다
그래서 비록 가난하고 추운 겨울의 시작이지만
이웃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며 살던
그 시절이 그리워지나 보다
입동에 날씨가 추우면 그해 겨울은 몹시 춥다고 하던데….
오늘은 왠지 커피가 금방 식는 듯하다.
발행인 조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