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Coffee Time

2023년 토끼의 해 계묘년이 어느덧 열흘이 지났다.
토끼 하면 거북이와의 경주가 먼저 떠오른다.
자만에 빠져 거북이에게 지고 마는 교훈이 담긴 이야기이다.
하지만, 별주부전에 등장하는 토끼는
지혜롭게 위기를 대처하는 모습을 보인다.
‘교토삼굴’이라는 내용 가운데 한 부문을 글로 옮겨 본다.

전국시대 제나라 귀족 ‘맹상군’과
그의 식객 ‘풍훤’의 고사 이야기이다.
맹상군이 풍훤의 독특한 성격을 보고
본인의 땅 설읍에 가서 빚을 받아 오라고 했다.
풍훤은 만약 빚을 다 받으면 무엇을 사 올지를 물었다.
“우리 집에 부족한 것을 사 오라”고 대답했다.
마을에 도착한 풍훤은 채무를 하나하나 대조해 보고는
맹상군이 빚을 탕감해 주기로 했다며
빚 문서들을 사람들이 보는 데서 모두 불태워 버렸다.
도성으로 돌아온 풍훤에게 맹상군이
무엇을 사 왔는지 묻자,
댁에 없는 의(義)를 사 가지고 왔다고 했다.

1년 후 제나라 민왕으로부터 맹상군의 직위를 파면당하자
자신의 봉읍지인 설읍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그 소식을 들은 설읍 백성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1백 리 밖까지 나와 환영하였다.

교토삼굴이란
‘꾀 있는 토끼는 굴을 세 개 파 놓는다’라는 뜻으로
자만스러운 토끼이기도 하지만 지혜로움도 엿볼 수 있다.

 

발행인 조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