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나이도 고무줄인 듯하다.
70세 전은 젊은 노인이라 하더니
이제는 노인 취급도 안 한다.
은근히 입꼬리가 올라간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씁쓸하다.
그토록 일하는 게 재미있어서
70을 바라보도록 나이 먹는 줄 모르고 살아왔는데
정작 이루어 놓은 일이 별것 없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벌여 놓은 일은 많다.
목사로서 할 일, 한인 사회를 위한 일,
내가 꾸리는 신문사 일 등
바쁘게는 살아온 듯한데, 지금 상황을 보니
무언가 많이 비어 있다.
돌이켜보니 가르치는 걸 좋아했다.
한국에선 대학교에서 강의도 했다.
캘거리에서는 지금도 미술 동호회를 지도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배우기를 더 좋아한다.
미대를 졸업하고, 음대를 졸업했으며
신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지금도 함께 만나는 각 분야 지인을 통해 그리고,
서적을 통해 꾸준히 배우고 있다.
앞으로는 기회가 닿는 대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눌 상대를 만나
따끈하고 향이 담긴 커피 한잔하면서
더 많이 배우고 싶다.
인생철학이든, 전문지식이든
그냥 살아가는
평범한
그날그날
소소한 이야기든….
발행인 조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