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문선의 실타래

채식주의자 3부

설날이 28일이다. 어린 시절 세배돈과 맛있는 것을 마음껏 먹는 날이라 애타게 기다렸다. 최고급 한정식이 맛깔나게 차려지는 날이니 모두 생각보다 폭식한다. 그렇게 사나흘을 보내고 나면 원하지 않았던 살도 내 몸이 되어있다. 고기와 기름진 음식이 그리고 술이 주범일 것이다. 평소에도 고기를 즐겨 먹는 식단이라면 이번 설날은 떡국 먹고 한 살 먹고, 고기보다 더 맛있는 겉절이와 나물 등의 음식으로 건강도 지키고 환경도 보호하면 어떨까?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잡식동물? 육식동물? 초식동물?

인체는 육식에 적합하게 설계되어있다?, 아니다!

인류와 같은 종인 오랑우탄, 침팬지 모두 초식동물이다. 침팬지의 육식은 흰개미를 잡아먹는 것뿐이다. 의학박사 밀턴 밀스에 의하면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초식동물이라고 한다. 그 근거로 많은 조사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일부를 소개한다.

첫째 앞니에 관해서 보면 육식동물과 잡식동물의 앞니는 짧고 뾰족하지만, 초식동물과 인간의 앞니는 널찍하고 평평하며 삽 모양을 하고 있다.

돌째 씹기를 보면 육식동물은 먹이를 한꺼번에 삼키고 잡식동물은 한꺼번에 삼키거나 간단히 씹고 삼키지만, 초식동물과 인간은 오랜 씹은 후에 삼킨다.

셋째 타액을 보면 육식동물과 잡식동물의 타액에는 소화효소가 없지만, 초식동물과 인간의 타액에는 탄수화물 소화효소가 있다.

넷째 소장의 길이를 보면 육식동물은 몸길이의 3.6배, 잡식성 동물은 몸길이의 4.6배, 초식동물과 인간은 몸길이의 10~12배이다.

특히 소장의 길이가 길다는 것은 소장에 오래 남아 있는 음식 중 부패하기 쉬운 음식은 인간에게 해가 된다는 것이다.

인간이 잡식동물, 또는 육식동물이라고 주장하는 혹자는 인간의 송곳니를 갖고 육식동물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으나, 송곳니라고 다 같은 송곳니는 아니다. 모양이 다른 것은 물론 그 힘도 근원적으로 다르다. 단지 어원적으로 Canine가 육식동물이고, Canine teeth가 송곳니라는 비슷한 단어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에서 주장하는 것뿐이다. ‘제이아 맨그’ 박사의 ‘채식주의에 대한 근거 없는 믿음과 진실’에 의하면 이 주장은 Widow(미망인)와 Widow’s peak(앞 이마 머리선이 V자형인 사람)가 같은 어원을 포함하고 있다고 하여 마치 미망인이 V자형 머리선을 갖고 있다는 주장과 같다고 하였다. 우리가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다고 하여 트로이 전쟁의 미남배우 브래드 피트(아킬레스 역)는 아니지 않는가?

 

육식동물의 사육과정과 도축과정의 숨겨진 진실

2008년 환경보전전망 저널조사에 의하면 매년 56억 마리의 육식동물이 사육, 도살된다고 한다. 이는 1분당 전 세계에서 12만4천 마리의 동물이 도축되고 있다.

 

가축의 사육과 도축에 대한 비교표

 

가축 / 자연 수명 / 사육 기간 / 도축 시 몸무게 / 도축 후 얻는 고기양

닭 / 8년 / 육계(30개월), 산란계(2~3년) / 1.5kg / 868g

돼지 / 15년 / 5개월 / 110kg / 60kg

소 / 15~20년 / 한우(30개월), 육우-수소(20개월) / 젖소 – 암소(48개월) / 750kg / 450kg

 

위 표에서 보듯이 가축의 사육기간은 동물들의 평균수명에 비해 너무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도축된다. 사육과정 또한 매우 생명윤리를 도외시 한다. 닭은 병아리 때 밀집 사육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서로 상처를 입히지 못하도록 부리를 자른다. 산란을 위해 24시간 인공광으로 수면을 방해한다. 돼지는 태어나자마자 송곳니를 뽑고, 꼬리를 자르고 수퇘지는 거세한다. 번식용 돼지는 1년에 2번 이상 인공수정과 출산을 반복한 후 출산능력이 떨어지면 도축한다. 소는 생후 3~4개월의 수송아지 때 고기의 노린내를 없애기 위해 거세한다. 젖소는 우유 생산을 위해 인공수정으로 항상 임신시켜 우유를 생산하고 2개월 쉬고 다시 임신을 반복한다. 또한, 도축 후 얻는 고기양은 도축 당시의 몸무게의 1/2에 불과하다. 경제적인 면에서 보면 투입보다 산출량이 매우 낮은 효율적이지 않은 생산이다.

육식을 채식으로 바꾼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첫째 목축업이 도산할 것이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라, 세계인구가 일시에 채식하지 않는 이상 농가형 목축업은 도산하지 않는다. 다만 기업형 공장형 농장이 심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옛날에는 사료를 살 돈이 없어 자연에서 획득한 풀이나 곡물로 사용하고 남은 부산물로 먹이를 주었으니 지금으로 말하면 유기농 사료다. 공장형 농장이 축소된다면 사료 소비량 역시 급감할 것이고 대량생산을 위한 유전자 조작의 곡물 재배도 축소될 것이다.

둘째 채식으로 인해 허약한 체질이 될 것이다. 우려하지 마라, 멧돼지 코뿔소, 황소, 코끼리 모두 초식동물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빌펄’은 채식주의자로 미스터 유니버스에서 4번 우승했으며, ‘데이브 스콧’은 비건(완전 채식주의자)으로 철인경기 월드 챔피언에 6번 우승했다.

셋째 세계 인구의 기아가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다. 미국 곡물 생산량의 70%가 가축 사료로 소비되고 있다. 이를 인류의 식량으로 대체하면 14억 인구가 먹을 엄청난 양이다. 아프리카에서 기아로 굶어가고 있는 아이들을 구제할 수 있다.

넷째 탄소세를 안 내거나 덜 낼 수 있고 이상기온으로 인한 자연재해를 극복할 수 있다. 목초지 개간을 위해 더는 삼림을 훼손하지 않아도 되고 보존된 삼림은 탄소를 들이마시고 산소를 내뿜어 오염된 지구를 정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