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향기

평양감사 향연도 편(1)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속담 중에는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 라는 말이 있다. 왜 많고 많은 요직 중에서 하필 ‘평양감사’라는 말을 사용했을까? ‘평양감사’ 가 일하기 편하고 놀기좋은 보직의 대명사로 쓰인 것 같다.

일단 평양은 임금이 있는 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중앙 정부에 신경을 덜 써도 됐고, 평양 일대는 먹을 것 걱정이 없었으며 중국과 통하는 관문이라 온갖 귀한 물건을 접할 수 있었으며 미인이 많기로도 유명했는데 우리는 옛 풍속화를 통해 평양감사의 생활을 상상해볼 수 있다.

‘평양감사향연도’라는 그림이 있는데 이 그림은 김홍도의 작품으로 평양감사의 부임을 환영하기 위해 베풀어진 연회의 모습을 담고 있다. ‘연광정 연회도’, ‘월야선유도’, ‘부벽루연회도’.. 이렇게 세 폭의 그림으로 구성이 돼 있으며 관찰사 부임을 환영하기 위해 대동강변에 나와 있는 수많은 사람들, 성곽과 건물, 연회에 참여한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 등 연회의 장면을 파노라마식으로 구성한 대규모의 그림이다.

먼저 ‘부벽루 연회도’ 를 살펴보자. 부벽루는 평양 대동강 기슭에 있는 누정으로 고구려 때인 393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이 그림은 부벽루 야외에서 벌어진 연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부벽루에는 장막이 드리워졌으며 그 안에 평안감사가 좌정해 있다. 7명의 악사의 모습도 보이는데 왼쪽부터 살펴보면 좌고와 장구, 대금, 피리 둘에 해금 하나 그리고 집박(국악의 합주에서 지휘자격인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무용수들이 여럿 보이는데 이들은 동시에 여러 가지 춤을 추고있다. 먼저 처용무를 추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처용무는 다섯 사람이 동서남북과 중앙을 상징하는 옷을 제각기 입고 처용 가면을 쓴 채 추는 춤으로 궁중에서 추는 춤으로는 유일하게 사람 형상의 가면을 쓰고 춤을 추며 현재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돼 있다.

커다란 북을 중심으로 ‘무고’를 추는 이들도 있으며 ‘포구락’을 추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포구락’은 포구문(抛毬門)을 가운데에 놓고 편을 갈라 노래하며 춤을 추는데 차례로 공을 던져서 구멍에 넣으면 상으로 꽃을 주고, 넣지 못하면 벌로 붓에 먹을 찍어 얼굴에 묵점(墨點)을 찍어주는 놀이이다.

또한 좌우에는 기녀들이 앉아 있고 그 뒤로 깃발과 무기를 든 호위 사령들이 서 있고 이 모습을 구경나온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며 성 뒤로는 능라도와 대동강, 그리고 강 언덕 멀리 있는 숲과 마을, 강 위에 떠 있는 배의 모습도 보인다.

< 다음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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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희(국악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