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Coffee Time

성큼 봄이 다가오니 고국에서 지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20년이 넘도록 살았던 곳은 서울 종로 6가였다.

내가 살던 동네를 몇 년 전에 한 번 둘러본 적이 있다.

주변은 몰라보도록 변하였지만, 그 터는 알아볼 수 있었다.

우물가에서 물을 긷던 아줌마들의 모습 그리고, 골목길에서 동네 아이들과 코 흘리며 딱지치기, 구슬치기하면서 뛰어놀던 기억들이 떠올랐었다.

가까운 곳의 청계천은 옛 모습을 되찾았지만, 집 근처 개천은 복개 공사했던 그대로여서 흐르는 물은 볼 수 없었다. 옛날에는 주변에 염색공장이 있었는지 어느 날은 개천물 색깔이 파랬다가 또 어느 날은 붉은색으로 물들기도 했었다.

동네 가까운 곳에 서울 대학교가 있었는데 여섯 살 때는 4·19 혁명으로 온 동네가 최루탄 가스로 뒤덮여 눈도 아팠지만 무서웠던 기억도 떠올랐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봄이 찾아오면 집 뒷마당에 피어나는 개나리와 진달래였다. 특히 잎사귀도 없이 화려하지 않으면서 맑고 깨끗한 아름다움을 지닌 진달래꽃의 청초함을 나는 무척이나 사랑한다.

 

세상이 혼탁한 지금 새삼스럽게 진달래꽃이 더욱 보고 싶어진다.

세파에 찌든 나의 모습은 정녕 진달래꽃과 같이 깨끗해질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