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Coffee Time

워낙 가을을 좋아하는 탓에 오늘도 파란 하늘 한 번 쳐다보며 낙엽 냄새를 맡아본다.

 

매년 가을이 되면 떠오르는 수필이 있다. 가산 이효석 문인의 ‘낙엽을 태우면서’ 이다.

1938년 조선일보사에서 ‘조선 문학독본’으로 발행된 이 작품은 일상생활의 소소한 일을 통해 현실감각과 삶의 보람을 찾을 것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학 시절 등교하던 중이었다. 차창 밖의 거리가 생소해서 물어보니 버스를 잘 못 탔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도중에 내린 곳이 남산 중턱이었다. 차에서 내리자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냄새가 코를 스쳤다. 이끌리듯 다다른 곳에서 청소부 아저씨들이 모아놓은 낙엽을 태우고 있었다.

어차피 수업시간에는 늦었고 해서 나는 그 자리에 한참을 서 있었다. 어렴풋이 고등학교 학창시절 읽었던 ‘갓 볶아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의 구절이 생각이 났다.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 때 까지든지 연기 속에 우뚝 서서,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별안간 생활의 의욕을 느낀다.”

 

 나는 지금도 가끔 삶에 지치면 뒷마당에서 낙엽을 태운다. 낙엽 없는계절엔 장작이라도 태운다. 그러면 마음이 차분해 지면서 내 안에 의욕이 솟아나는 것을 느끼곤 한다.

 

 오늘도 뒹구는 낙엽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