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향기

한국의 전통악기(2)

전통악기 북을 보면 대부분 태극문양이 들어가 있다. ‘태극’은 하늘과 우주의 근원이며, 음과 양을 상징한다. 즉, 태극은 음양의 본체로, 음양의 화합을 통해 풍년과 다산 등을 염원하는 것을 뜻하고 북 가장자리에는 다섯 가지의 색이 칠해져 있는데 이것은 오행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렇게 음양의 근원인 태극문양을 북편의 가운데에 그려놓고, 그 주위에 오행을 의미하는 다섯 가지 색을 칠한 것은 우주를 상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를 상징하는 문양을 북편에 그려놓은 이유가 무엇일까? 예로부터 동양 문화권에서는 하늘과 땅의 모양을 ‘천도지방(天圖地方)’ 이라고 했다.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난 것으로 생각했고, 순자의 ‘악론(樂論)’을 보면 “북은 하늘을 닮았다.” 라는 말이 있어서 북편에 이런 문양을 그려놓은것은 우주와 북이 공통적으로 둥글다는 당시의 음양오행적 사고방식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전통북 중에는 ‘삼태극’이 그려져 있는 것도 있는데 이것은 천, 지, 인을 태극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우리 악기에는 여러 가지상징이 숨어 있어서 가야금의 줄이 열두줄인 것이 12월을 상징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또한 여러악기가 함께 연주하는 궁중음악의 경우 음악을 시작할 때 ‘박’이라는 악기를 한번 치고 음악이 끝날 때는 박을 세 번 치는데 여기에도 이유가 있다. 음양오행사상에서는 홀수를 양수라 여기고 반대로 짝수를 ‘음수’라 말한다. 따라서 ‘1’은 양수 중 첫 번째 수이며 사물의 전체를 뜻하고 어떤 수와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숫자를 뜻한다. 따라서 최초의 수인 ‘1’에서부터 모든 사물이 생겨난다는 뜻이 담겨 있기 때문에 음악을 시작할 때 박을 한번 치는 것이다. 반면 3이라는 숫자는 양수의 시작인 1과 음수의 시작인 2가 결합한 숫자이다. 따라서 음양의 조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진 수이고 안정, 조화를 의미하며 완성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음악이 끝날 때 박을 세 번 연주한다.


박근희(국악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