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문선의 실타래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시작과 동시에 패배를 가져다준다

인류를 위협하는 적 바이러스와의 대결은 죽고 죽이는 전쟁이 아니라 인류의 삶의 방식을 바꿔야 공존하고 인류가 생존할 수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다시 등장했다. 2014년 기니, 리베리아, 콩고민주공화국, 시에라리온에서 발생해 11,300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끔찍한 바이러스다. WHO도 2011년 소멸판정을 내린 바 있는데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재발해 이미 3명이 목숨을 잃었고 감염자 수는 43명에 이른다. 한국에서는 조류독감이 정부에서 소멸선언을 한 바로 다음 날 다시 양계농가에서 신고되어 심각한 상황이다. 그동안 토종닭은 안전하다고 믿어졌으나 이번엔 토종닭도 절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지구에서 가장 작은 생명체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195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죠수아 레더버그’는 “인류의 지구 지배에 있어서 단 하나 위협은 바로 바이러스다”라고 했다.

 

35억년 전 인류보다 먼저 지구에 터를 잡은 유기체 바이러스는 무엇인가?

바이러스란 무엇인가? 세균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바이러스는 동물, 식물, 세균 등 살아있는 세포에 기생하고 세포 안에서만 증식 가능한 미생물로 35억 년 전에 인류보다 먼저 서식한 유기체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생장을 못 해 살아 있는 세포나 숙주를 감염해야만 생장이 가능하다. 작다고 우습게 볼 수 없는 것이 파괴력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공할만한 힘을 가졌다. 그리고 생명체가 있는 동물, 식물, 사람에 따라 다양한 바이러스가 존재한다. 바이러스는 애초의 자신의 숙주를 공격하지는 않는다. 공존할 뿐이다. 그러나 그 바이러스가 종을 뛰어넘는 순간 돌변한다. 변종이 생기면서 치명적인 치사율을 보이는 바이러스로 재 탄생한다.

 

바이러스와 세균의 차이

먼저 크기가 다르다. 바이러스는 세균의 평균 크기보다 1/100에서 1/1000 정도에 불과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작은 생명체다. 두 번째는 증식방법의 차이다. 세균은 스스로 먹이를 소화 흡수한다. 공기, 물, 사람의 몸, 심지어 죽은 개체 등 먹이가 공급되는 곳에서는 자체적으로 분열하여 번식한다. 반면 바이러스는 스스로 먹거나 자라지 못한다. 단지 살아있는 세포에 기생해서 생존한다. 따라서 숙주가 죽으면 숙주와 운명을 함께한다.

 

바이러스의 역사적 대재앙

흑사병

유럽 인구의 1/3을 사망케 한 흑사병, 일병 페스트는 14세기에서 16세기 사이에 발생했다. 바이러스의 존재는 물론 감염경로도 파악하지 못한 채 수많은 사람이 죽어갔다. 14세기 당시 유럽에서만 2천5백만 명이 죽었고, 이후 중앙아시아, 중국, 북아프리카 등지로 번지며 1700년대까지 100여 차례 창궐하였다고 한다. 사망자는 최대 2억 명에 달했다고 한다. 야생 다람쥐나 들쥐 등의 전염병으로 쥐의 벼룩을 통해 전염된다. 사람이 전염되면 사람이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어 피해가 더 컸다. 19세기 말 파스퇴르가 발병 원인과 치료법을 알아낸 후 사라지게 되었다.

 

천연두

1518년 천연두가 발생한 이후 1980년 WHO가 근절 선언을 할 때까지 약 1억 명에 달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천연두가 퍼지게 된 것은 콜럼버스가 신대륙 발견 시 함께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1798년 영국 출생 에드워드 제너(1749~1823)가 ‘우두의 원인과 효과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고 1803년 우두 접종을 위한 왕립제너협회가 설립되어 우두 접종을 시작하였다. 당시 신대륙 발견의 침략자들은 무기만이 아닌 전염병도 갖고 있어 전염병으로 원주민의 95%를 죽게 하였다. 그러나 원주민은 침략자들을 죽이는 어떠한 질병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 자연과 함께, 동물의 밀집사육 없이, 산업화 없는 삶으로 종을 뛰어넘는 바이러스를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종두법의 시행은 인류 예방접종의 시초라는 의미가 있다.

 

스페인 독감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약 5천만 명에서 1억 명의 사망자 수를 가져왔다. 특이한 점은 보통의 바이러스에 취약한 노약자 대신 20~30대의 젊은 사망자 수가 많았다는 점이다. 젊은 세대의 항체 반응이 격렬했던 점이 부작용을 가져와 사망케 하였다고 한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 발생한 스페인독감으로 전쟁 기간 중 약 2500만 명이 사망했으나,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약 800만 명 이었으니 바이러스의 공격은 전쟁보다 더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에이즈(AIDS) 발생

1981년 발생하여 2013년까지 약 2500만 명이 사망하였다. 후천성면역결핍증 에이즈 병원체인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인체가 외부의 이물질 침입에 대항하는 항체 생산기능에 이상이 생겨 면역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다. 즉 세균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 바이러스는 1930년대 초 유인원 면역결핍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되면서 HIV바이러스로 변종이 된 것이라고 알려졌다.

 

돼지(조류)독감(신종 인플루엔자 A)

신종 인플루엔자 사망자 수는 이전의 그 어떤 바이러스보다 현재까지는 많지 않다. 그런데도 전 세계는 공포에 떨고 있다. 그 이유는 2009년 4월 멕시코와 미국 등지에서 발생한 뒤 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대륙 등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또한 확실한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종 인플루엔자는 사람, 돼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이 혼합된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로 백신 개발의 속도보다도 더 빠르게 변종하고 있으므로 그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

 

바이러스는 왜 천사가 아닌 악마로 진화하는가? 왜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돌연변이하고 있는가?

천사 형 바이러스를 말하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세균에는 인간에게 유익한 세균도 많다. 우리가 잘 아는 유산균을 생각하면 된다. 판데믹(전염병 대유행)을 경고하고 있는 신종인플루엔자의 위험성과 바이러스 돌연변이의 이유를 살펴보는 것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해결책은 수은이 함유된 백신을 믿기보다 인류의 생활방식, 특히 식습관의 변화와 동물의 사육방식 그리고 환경파괴에 대한 인식전환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다음 글에서 더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