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향기

“흥”으로 기쁨과 슬픔을 넘나들다 (2)

가끔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슬픈 노래를 왜 “흥”타령이라고 부르냐고…

그러면 나는 그것이 바로 “흥타령의 매력”이라고 대답을 한다. 흥타령의 후렴 끝에는 “흥”이라는 짧지만 많은 의미가 담긴 말이 나온다. 그리고 이 “흥”이라는 단어에는 슬픔을 슬픔으로만 여기지 않고 그것을 극복해 나가려는 지혜로운 인생이 담겨 있다. 슬픔을 보듬고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툴툴 털어 풀어버리는 것이라는 마음도 담겨 있다. 즉, 슬픔을 “흥”이라는 역설적인 표현으로 노래함으로써 슬픔을풀어 “흥”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노래를 주로 불렀다는 옛 여인들은 어느 순간에는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춤을 췄을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슬픔 가득한 심정으로 노래를 불렀겠지만 노래가 계속되는동안 마음이 치유됐을 것이고 그래서 “한”을 풀어서 만든, “흥”에 겨운 춤을 출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따라서 흥타령은 “흥으로 승화된 슬픔의 노래”이고 “기쁨과 슬픔을 넘나드는 노래”이며, 노래 속에서 한바탕 꿈을 꾼 후에 다시 현실로 돌아와 삶을 유지하게 하는 노래이다.

누군가 말했듯이 기쁨과 슬픔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하나의 동전안에 앞면과 뒷면이 있듯이 기쁨과 슬픔도 늘 함께 다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때로는 내게 기쁨을 준것들이 나를 슬프게 하고, 내게 슬픔을 준 것이 나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기도 한다. 동전을 뒤집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슬픔을 기쁨으로 뒤집는일 또한 어려울 것이 없지 않을까.흥타령은 그것을 가르쳐 주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음 한번 다 잡아 먹으면 세상 모든 슬픔이 “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도 가끔은 흥타령을 “제법 잘” 불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흥타령 한 가락 징하게 부르고 나면 슬픔이 곧 기쁨이 될 것이고 그렇다면 세상사 모든 것이 흥을타고 흘러가지 않을까. 흥타령 한번 제대로 부를 수 있다면 내 마음속의 기쁨과 슬픔을 동전 뒤집듯이 자유자재로 뒤집어 볼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박근희(국악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