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ime

Coffee Time

뜬금없이 가치관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살면서 가장 크게 부딪혔던 것이 대학 진학이었다.
학벌이 중요시 여겨졌던 시절, 나는 디자인에 큰 관심이 있었다.
똑같은 제품이라도 포장을 잘하고 잘 전달하면 그 가치가 빛을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미술대학에 진학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하지만 당시에는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예체능계 대학을 지원하는 사례가 많았던 때라 자식에 대해 자부심을 품고 계시던 부모님과의 극심한 마찰을 빚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미술대학에 진학했고 지금도 후회 없이 전공을 잘 살려 나가고 있다.

캐나다로 이민 왔을 때 큰딸은 중학교 1학년이었고 작은딸은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그 후 성장하여 둘 다 100년 전통의 세인트 메리 고등학교 아이비리그 반에서 장학생으로 지냈고 캘거리 실업인 협회로부터 장학금도 받았다. 그런데 각자 대학진학 때 상의하다 보니 큰딸은 음악대학을, 작은딸은 미술대학을 원했다. 아내와 나는 남들 가고 싶어 하는 유명한 대학의 알아주는 전공학과로 가면 안 되겠느냐고 여러 번 설득해 보았다. 결국, 큰딸은 음악대학을, 작은딸은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그리고 지금은 둘 다 시집을 갔는데 각자의 전공을 살려 보람되게 잘살고 있다.

조용히 가치관을 정리해 본다.
학벌도 중요하겠지만 주어진 탤런트를 소중히 살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야말로 정말 아름다운 인생 아닐까?

자메이카 산 블루마운틴 커피 향이 은은히 코끝을 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