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People

이한준 / HL Home Improvement Ltd. 대표

이렇게 캐나다 영주권을 취득하고 보니 참 별거 아닌 일이었는데 그 당시는 왜 그리도 힘들었나 싶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을 지내면서 저는 비로소 성숙한 어른이 되었습니다.

또한, 진심으로 저를 위로해 주시며 기도해 주셨던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덤으로 얻은 축복 중 하나는 이전에 깨닫지 못했던 제게 딱 맞는 적성을 찾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대학교에서는 기계공학을 전공하며 중국 선교를 다녀오기도 했고,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로 군에 입대하여 우즈베키스탄에서 지냈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정부 산하기관에서 일하며 라오스에 파견되어 현지 대학교에서 컴퓨터 활용법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한때, 캐나다 정부에서는 컴퓨터 관련 직업 종사자에게 영주권의 기회를 활짝 열어놓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공부에만 뜻이 있어 영주권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후에 정착을 결심하고 캘거리의 한 컴퓨터 네트워크 회사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일 년이상 일하게 되면 CEC로 영주권을 신청할 기회가 되기 때문에,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1개월만에 정리해고가 되었고 영주권을 신청할 기회는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컴퓨터 업무를 다시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왠지 그 일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뜻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삶이 흘러가면서 점점 꼬여가는 듯 보였습니다.

 

갑작스런 실직으로 미래가 불투명하게 되며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참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 시기는 저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저는 새로운 일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던 사람이었습니다. 회사에 적응하는 것도, 사람과 관계를 쌓는 것도, 평생 제가 해왔던 익숙한 방식으로만 했었고, 그게 통하지 않으면 포기하거나 시도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제가 속할 수 있는 영역은 좁아져 가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주택 레노베이션을 하는 회사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의를 받고 마지못해 나가게 되었습니다.

 

첫날이었습니다. ‘바로 이거로구나!’하면서 일하는 재미를 느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때는 꽉 막힌 듯이 답답함마저 있었는데, 개조 공사를 하며 완성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그 기분은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마음이 활짝 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는 일이 재미있어 열심히 하다 보니 주위에서 공사 부탁도 받고 소개도 받았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레 제 비즈니스를 하게 되었습니다.더 나은 주택 개조를 위해 홈인스펙션 공부도 했고, 건물의 일정한 온도와 맑은 공기 유지를 관리할 수 있는 파워 엔지니어링도 공부했습니다. 앞으로의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만약 하나님께서 보내신다면, 개발도상국에 기술학교를 세우는 소망도 품고 있습니다.

 

취재: 백전희 기자